나는 미국식의 너무 꼼꼼한 계약서나 정책을 아주 선호하지는 않는다. 많은 것이 명료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어떨 때는 너무 비인간적이라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그렇다고, 옛날 한국식으로 "좋은게 좋은거지"라면서 계약서, 정책, 영수증도 없이 대충 넘어가는 것도 싫고, 이래 놓고, 나중에 "내가 언제?"라고 발뺌하는 것은 아주 질색이다.
Blogging policy를 예로 들긴 했지만, 어쩌면, web 2.0시대를 넘어서는 조직에게 정책이란 노드스트롬의 employee handbook과 비슷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인간의 판단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아주 기본적인 것만을 간략하지만 명확하게 정의를 하고, 각자의 판단에 맞기는 것이다. 물론, 궁금한 점에 대해 상담을 할 수 있는 채널은 만들어주어야 하며, 매니저의 역할은 팀원의 궁금증에 대해 가이드를 해주는 것이다.
나는 노드스트롬의 employee handbook과 같은 정책을 'improvisation style policy'라고 부르고 싶다. 왜냐하면, 앞서 노드스트롬의 '서비스 전설'에서 보듯이, 기본 원칙 바탕위에, 직원들이 그 때 그 때의 다양한 상황에 맞추어, 즉흥적으로(improvisation), 그러나, 신중한 판단을 기반으로, 긍정적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실행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Corporate blogging policy의 기본 정신은 다음과 같다고 본다:
"우리 조직에서 일하는 직원은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었으므로, 당신의 판단력을 신뢰합니다.
블로그란, 여러분 개인의 미디어이지만, 블로그는 하나의 미디어인 동시에, 1인 미디어이기 때문에, 당신 자체를 반영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직원 여러분은 개인미디어인 블로그의 오너이자 편집자로서 콘텐츠에 대한 권리를 갖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곳을 통해 드러나는 여러분 개인은 우리 조직의 임직원으로서 역할과 책임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있어, 조직은 개인미디어의 편집권을 존중하는 동시에, 여러분은 우리 조직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하는 역할 및 책임감, 그리고 조직의 명성, 지켜야 할 조직의 비밀사안에 대해서도 존중해주셔야 합니다.
혹시라도, 블로그를 하다가 법적, 윤리적으로 궁금한 사안이 있을 경우, 매니저와 상의를 하거나, 우리 조직의 communication 상담 부서 000 - 0000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web 1.0의 패러다임으로 생각해보면, wikipedia의 contents에 대해 불신하겠지만, 그래도, 자율적인 screening과 집단지성에 대한 신뢰를 통해, 어느 정도의 contents quality가 유지되어 가듯이, 미래 조직 역시, 'improvisation style policy'정도의 간단한 원칙만으로도 어쩌면, 조직이 훌륭하게 운영될지도 모른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