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4일 블로그에 올린 것 처럼, 오늘 나의 학부 선배로서 현재 한국외대 철학과의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윤성우 교수님의 초대로 외대 인문학부 학생들 50-60여명과 "PR산업의 트랜드와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흥미로운 시간을 가졌다. 오늘 느낀 몇 가지:

. 학교에 일찍 도착하여 모처럼 등나무에서 시간을 보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할 기회를 가졌다. 2007년 즈음이라는 시점은 나에게 여러가지 의미를 주는 때이다. 대학에 87년 입학하였으니 20년이 넘었고. 나이는 이제 우리나이로 마흔이 되는 해이고, 서른을 넘겨 시작한 직장생활이 올해로 10년차에 접어들었다. 이번에 발표 자료를 준비하며 얻은 소득은 나의 과거를 돌아보고, 정리하며, 향후 10년을 바라보는 시간을 짧게나마 가졌다는 것이다.

. 또 한 가지의 소득은 내가 지금까지 해 온 일들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결국 인문학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 분야에서 어떤 부분을 더 파고들어야 할 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특강을 마치고 윤 선배와 함께 20년 전 내가 "현대철학사조"라는 수업을 들었던 철학과의 박희영 교수님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고대 철학과 신화에 대한 연구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좀 더 연구해 보고 싶은 부분이 생겼다.

. 에드워드 윌슨의 consilience를 번역한 이화여대의 최재천 교수 역시 "인문학이 모든 배움에 기본이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동감이다. 학부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는 것을 새삼 감사하게 생각하는 요즈음이다.

. 학생들의 질문이 30분 가까이 진행된 것은 의외였다. 다들 진지하게 자신의 미래와 인문학의 가능성에 대해 갸우뚱하며, 진지한 질문을 하는 그들을 보며 뿌듯한 특강 마무리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많은 질문을 해 준 철학과, 불어과, 언어학과 학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아무쪼록 자신의 가능성을 인문학에서 찾을 수 있기를!

.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가 에델만에서 인턴으로 시작해 사장으로 오른 것 처럼, 역시 10여년 전 한 조직의 처음부터 시작해서 현재는 한 조직의 top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친구와 success formula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결과를 우리만의 diamond model로 표현해 본 것은 재미와 의미를 모두 누릴 수 있는 경험이었다. 이 모델은 발표 자료 27쪽에 실었다. 이 모델에 대해서는 향후 따로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해 볼 생각이다.

.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역시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박희영 교수님, 윤성우 교수님, 그리고, 학부 후배로서 현재 외대 불어과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신정아 교수님. 모두들 뜨막했었으나, 오늘 이렇게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나로서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또한, 모처럼 학교 식당이라는 공간에서 먹어보는 4,000원짜리 밥도 아주 맛깔스러웠다.

오늘 특강은 질의 응답 시간을 제외하고 1시간정도 진행이 되었고, 준비한 슬라이드는 30여장으로 매우 간략하게 만들고, 주로 이야기로 풀어가는 식으로 발표를 했다. 혹시라도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발표 슬라이드를 여기에 올려 놓는다.

이래저래 나에게는 의미있는 과정, 만남, 그리고 대화의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인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가능성에 대해 상상하고, 더 나아가 무엇인가 action을 취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래본다. 푼푼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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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9 23:23 2007/04/09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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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명진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특강을 하러 가셨군요~~음....솔직히 특강에서 무슨 내용이 나왔을까해서 자료를 다운받아봤는데 큰 흐름은 감이 오는데..설명을 듣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ㅋㅋ
    대략상황을 보니까 휴가를 내고 가셨다는데 대단하십니다.자신의 시간을 타인을 위해 쓰셨으니..
    욕심이지만 언젠가 이 강의 내용을 꼭 들어봤으면 하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2007/04/10 09:01
    • 김호  수정/삭제

      제게도 정겨운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블로그를 통해서 또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지요.

      2007/04/11 07:22
  2. ^^*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날 당일 특강이 있는 것을 알고 부랴부랴 참석했습니다.
    인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저로써 만족하는 강연이었고, 새로운 용기를 얻고 듣고 난 후엔 새로운 날개가 달린듯 자유로움을 느꼈습니다.
    인문학의 위기..
    사실 인문학도로써 듣고 싶은 말은 아닌데요, 인문학의 위기를 거부하고 부정했던 저로써는 이번 특강이 인문학이 모든 것의 기본이 되고 근본이 되는 몇가지 근거를 찾았으며 목말라 있던 저의 목을 시원하게 적시는 한 줄기의 물줄기가 된 것은 확실 한 것 같습니다.

    2007/04/16 19:02
    • 김호  수정/삭제

      위기(危機)라는 한자는 '위험 + 기회'로 되어있듯이, 인문학의 위기 속에서 위험만 바라보는 사람이 있고, 또 기회를 바라보고, 만들어가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요. 아무쪼록 도움이 되었다니 저도 보람이 있습니다.

      2007/04/16 19:21
  3. conan  수정/삭제  댓글쓰기

    What attitude do i have toward my life.. 요즘 부쩍 불평많던 절 다시금 일깨워주시는 군요. 역시 제 인생 최고의 멘토이십니다. 앞으로 자주 뵐 순 없겠지만,, 늘 지켜봐주신다고 생각하며 멋지게 살아봐야겠습니다. 반짝 반짝 빛나던 2005년 여름의 자세로 돌아가야겠네요 더욱 빛나는 미래를 위해:) 늘 감사드립니다.

    2007/04/21 22:05
    • 김호  수정/삭제

      Conan에게 2006-2007년은 변화의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 변화를 성공적으로 시작했다고 보구요. 2007년에 하반기에는 또 다른 도약을 하리라 기대해요. 더욱 빛나는 미래를 위해! 한 번 웅크렸다가 점프한다고 생각하길. 그 동안 열심히 잘 해주어 감사했어요.

      2007/04/2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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