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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게 위기 상황시의 대변인 훈련을 경험하게 해본다?" 제가 이런 아이디어를 처음 생각하게 되었던 것은 수년전 밥 피커드(현재 Burson Marsteller의 아태지역 사장)사장과 함께 일할 때였습니다. 위기 관리 분야의 컨설팅에서 코칭으로 확장하면서 워크샵이나 미디어 트레이닝이란 것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2003년이었는데요. 당시 제게 여러가지로 도움을 주었떤 밥 피커드 사장이 제게 기자에게 대변인 훈련을 한 번 해보고, 그 경험을 기사화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준 것입니다.

몇 년이 지나 우연히 동아비즈니스리뷰의 김유영기자님과 식사를 하며 위기관리와 관련 제가 하는 일을 이야기하다가 이런 아이디어를 이야기했고, 김 기자님은 큰 관심을 보이더군요. 독자에게 생생한 현장을 알려드리기 위해 기자 본인이 직접 4시간동안 어느 기업체 임원 못지 않게 진지한 자세로 위기관리 코칭 세션을 참여하면서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기자분이 대변인을 하고, 제가 기자 역할을 하며 가상 시나리오에 따라 유도 질문을 하는 경험은 독특하더군요:) 김 기자님은 많은 것을 물어가며 저와 같은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기업체 임원에게 위기관리와 관련 어떻게 코칭을 하는지를 궁금해했습니다. 결국 위기관리 컨설팅/코칭이라는 것이 기업체에게 언론을 "속이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기 보다는 "윈-윈(win-win)" 상황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속이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은 시대이고, 정확하면서도 말할 수 있는 선까지 깔끔하게 신속하게 말해주고, 언론과 협조하는 것이 위기 상황에서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 그래서 이렇게 기자분에게 코칭의 노하우를 오픈할 수도 있었던 것이구요.

코칭 이전이나 이후에 김 기자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중에서 주로 대변인 훈련 부분의 일부를 기사화하여 나오게 되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대변인 훈련에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직접 코칭에 참여하여 고생하고, 또 이렇게 좋은 기사를 써 주신 김 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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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5 21:27 2010/03/1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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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동아비즈니스리뷰에 나가는 <위기관리 트레이닝>의 열 아홉번째 칼럼입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위기관리의 좋은 사례라 저도 칼럼을 쓰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2008년 GS Caltex의 훌륭한 위기관리 사례에 이어,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보기 드물게 적극적으로 위기를 관리한 사례라 보다 널리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PDF 파일을 올리기 이전에 제 원래 원고 전문을 아래에 옮깁니다. 이 사건을 처음에 알려준 쥬니캡님, 칼럼 쓰면서 궁금한 점 등에 대한 자료 등의 협조를 해주신 LG 전자 홍보팀 정희연 차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LG전자가 보여준 리콜의 새로운 공식 '5S'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hoh.kim@thelabh.com)

   “발 빠른 대처에 저도 놀랐습니다.” 필자가 한 기자로부터 최근 LG전자의 드럼 세탁기 자발적 리콜 및 소비자 안전 캠페인 발표를 놓고 들은 이야기다.

   2월 18일 오후 7시 57분경 대전의 한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가 LG 전자의 드럼세탁기 안에서 숨져 있는 채로 발견됐다. 언론은 다음날인 19일 이 사건을 일제히 보도했다. LG전자는 나흘 뒤인 23일, 세탁기 내부에서 문을 열 수 없는 일부 세탁기 모델 약 105만대를 대상으로 잠금 장치를 교체하는 자발적 리콜과 함께, 대대적인 ‘드럼세탁기 안전 사용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전국의 영업, 서비스망을 총 동원해, 유아원과 유치원, 초등학교 등을 방문해 안전한 세탁기 사용법을 알릴 계획이다.) 또 세탁기 안에 들어갔을 때의 위험성을 알리는 동영상도 제작하여 배포했다. 이와 함께 향후 모든 드럼세탁기 광고에 안전사용을 위한 문구와 그림을 반영, 위험성을 알리고,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통한 온라인 캠페인도 병행한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이번 리콜 사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존의 리콜과는 차별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를 살펴본다.
 
1. Safety(소비자 안전): 이번 사건과 관련 LG전자에 리콜을 포함한 법적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LG전자는 사용 설명서 등을 통해 기존에 꾸준히 안전 사용에 대한 소비자 교육을 해왔다. 흔히 기업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자사(自社)에 법적 책임이 없다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LG전자의 이번 조치는 달랐다. 이번 조치는 회사에 법적 책임이 없더라도 소비자 사용상의 부주의까지 예방하겠다는 최고 경영층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았다면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필자가 LG전자에 확인한 결과 처음에는 리콜과 함께 안전캡(세탁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어린이 보호를 위해 문을 닫아도 닫히지 않게 세탁기 문고리에 씌우는 장치) 무료 배포로 대책이 모아졌다. 하지만 최고 경영층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결국 LG전자 실무진들은 오랜 드럼세탁기 역사를 가진 유럽 시장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주요 원인이 사회 안전 교육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소비자 안전 사용 캠페인을 보다 확대해서 기획했다고 했다. 매번 리콜 때마다 기업들은 ‘자발적’ 리콜임을 강조하지만, 이에 대해 언론이나 여론이 의구심을 가진다. 반면 이번 LG전자 리콜의 ‘자발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견이 없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2. Speed(빠른 의사 결정): 이번 LG전자의 위기관리가 돋보이는 것 중 하나는 빠른 의사 결정이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이 사건 발생 하루 뒤인 2월 19일이었다. 이 날이 금요일인데, LG 전자의 자발적 리콜 및 소비자 안전 캠페인 이 발표된 것은 다음 주 화요일인 23일이었다. 수백억의 비용을 들여, 무려 105만대를 대상으로 하는 리콜을 이처럼 빠르게 결정하여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런 결정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19일 사건을 인지하자마자 LG전자에서는 세탁기사업부장(부사장)을 반장으로 해서 유관 부서를 중심으로 긴급 대책반을 꾸렸다고 한다. 당시 참석자의 근무지가 서울과 경남 창원 등으로 나눠져 있었으나, 시간 절약을 위해 화상회의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빠른 위기관리팀 구성, 실무진들의 조사 및 아이디어 공유, 최고 경영층의 소비자 안전에 중점을 둔 의사 결정 등 모두가 ‘스피디(speedy)'하게 진행되어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3. Speak(적극적 커뮤니케이션): 소비자 사고와 관련 법적 책임도 없는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기업이 택하는 대외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로우키(low-key)'이다. 하지만 이번 LG전자의 경우 적극적으로 자신들이 이 사건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대외적으로 이야기(speak)를 해 나갔다. 이는 현명한 조치였을까?
   예를 들어 이번 사건에서 드럼 세탁기를 생산하는 업체가 다수인 경우, 이에 대한 리콜이나 캠페인으로 인해 LG 전자 것인지 모르는 일반 소비자들도 “(이슈가 된 세탁기가) LG 전자 것이구나“라고 알게 될 것을 우려해 소극적 대응을 하게 되는 사례가 자주 있다. 굳이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위기 상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제품상의 문제로 인해 해당 기업의 책임이 높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다. 최근 벌어진 일본 도요타 사태는 제품상의 문제로 기업의 책임이 높은 경우에 속한다. 이 때 기업은 적극적으로 이야기(speak)해나가는 것이 일반적으로 현명하다. 제품 문제 발생에 책임이 있는 기업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경우 여론은 부정적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LG전자의 사태처럼 기업의 법적 책임이 없을 때에는 최고 경영층의 전략적 판단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전략적 판단’을 하는 데에는 세 가지 고려 사항(3C)이 있다.
     3.1. Consumer: 소비자 관련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예를 들어, 이번 사건의 경우 “LG전자가 침묵으로 일관할 경우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보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인터넷 상에서 회사의 침묵에 대해 ‘안전 무감증’ 등으로 비난하거나 집단 소송을 할 수 있고,언론은 기업의 반응에 대해 ‘소비자 안전 외면’ 등으로 기사를 써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최악의 상황이 실제 발생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판단된다면 기업은 적극적 조치와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해볼 수 있다.
     3.2. Competitor: 이런 사건은 해당 기업이 침묵하더라도 경쟁사에서 이를 역이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장에서 경쟁사 제품과 관련 사고가 있었다는 점을 판매 직원들이 역이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쟁사의 행동 시나리오를 고려하여 오히려 해당사가 먼저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
       3.3. Company: 해당 기업의 ‘철학적 고려’이다. 예를 들어 이번 사건의 경우 ‘소비자 사용상의 부주의’까지 기업이 책임성을 갖고 돌볼 것인가,그리고 어느 선까지 소비자 안전에 책임질 것인가 등에 대한 기업의 철학적 고려를 기반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LG 전자는 이 상황에서 적극적인 조치에 따른 일부 부정적 홍보 효과를 당연히 우려했겠지만, 자신들의 기업 철학에 충실한 판단을 택했다.
 
4. Solution(해결책에 중점):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보여주는 태도를 보면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한 기업은 문제에 대한 ‘방어’에 집중하는 반면 또 다른 기업은 ‘해결책(solution)'에 집중한다. 이번 LG 전자의 대응은 전형적인 해결책에 집중한 사례다. 만약 LG전자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언론에 ’이번 사건은 소비자 사용상의 부주의일 뿐, 우리 기업은 책임 없다“는 태도로 대응했다면 여론은 어땠을까? 이번 사건은 ‘소비자 사용상의 부주의’가 분명 있었고, 기업의 책임은 없다는 것이 사실일지라도, 이렇게 반응할 경우 여론은 부정적으로 흐르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소비자 여론은 이슈와 관련된 기업이 법적 ‘책임(liability)’ 유무보다는 ‘책임감(responsibility)’을 보여주는가 아닌가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5. Social Media(소셜 미디어의 활용): 이번 LG전자의 위기 대응에서 가장 특이했던 것은 소셜 미디어의 적극 활용이었다. 2월 23일 조치를 발표함과 동시에 LG는 자사의 블로그(http://blog.lge.com)및 트위터 계정(http://twitter.com/lg_theblog)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소비자 안전 캠페인 동참을 호소했다. 그리고 캠페인의 진행상황을 ‘드럼세탁기 안전사용 캠페인 8일째. 문잠금 장치 신청자가 24,542명, 안전캡 17,208 명 신청'등으로 수시로 업데이트 해나갔다.
   지금까지 일반적인 기업의 리콜에서는 자사의 홈페이지의 팝업창 등을 통해 리콜 안내문등을 일시적으로 올리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LG전자는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나갔다. 이러한 조치가 가능했던 것은, LG전자가 2009년 3월에 블로그를 개설하고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소비자가 댓글까지 달 수 있게 허용해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한 것에 기반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LG전자가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안전 캠페인을 벌이자 많은 블로거와 네티즌들은 관련 포스팅이나 댓글, 트랙백(trackback)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함께 캠페인에 동참해 캠페인이 확산시키는 현상이 나타났다. 앞으로도 리콜 등 기업 위기관리에서 보다 적극적인 소셜 미디어 활용을 하고, 소비자와의 동참을 이끌어 내려면 위기 발생 이전부터 꾸준히 소셜 미디어 상의 대화를 통해 소비자와의 관계를 꾸준히 구축해야 한다.


이번 LG전자의 자발적 리콜 및 소비자 안전 캠페인 전개는 단기적 결과보다는 장기적 결과를, 재무적 손실보다는 소비자 안전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LG전자가 이번 리콜 조치에서 보여준 요소를 5S로 정리하고 보면, 소셜 미디어를 제외하고는 지난 수십년간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강조해온 원칙이었다.  그런데도 LG 전자의 이번 조치가 차별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원칙들을 실행(implementation)으로 옮기는 기업은 지금까지 소수였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의 발달에 따른 빠른 정보 확산, 사회적 투명성과 소비자 파워의 증가는 지금까지 이론적인 원칙으로 여겼던 것을 실행 요소로 자리잡게 만들고 있다. LG 전자는 이를 앞서서 실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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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기관리 사례> LG전자 드럼세탁기 사고와 리콜

    Tracked from 서울 홈즈의 럭셔리 브랜드 스쿨  삭제

    지난달 어린이가 드럼세탁기에 들어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던것, 기억하실겁니다. 그런데 그 드럼 세탁기가 LG전자의 제품이라는 사실도 혹시 아셨나요? 이 기막힌 사고 이후 LG가 어떻게 대처했는지 잘 정리된 자료를 소개합니다. 저자는 더랩에이치의 김호 대표입니다.세계적인 PR 에이전시에델만 코리아의 CEO출신이기도 합니다. 동아비즈니스 리뷰에 지속적으

    2010/03/14 00:50
  2.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 커뮤니케이션: LG전자

    Tracked from Communications as Ikor  삭제

    [Source: LG전자 기업블로그] Normal 0 0 2 false false false EN-US KO X-NONE MicrosoftInternetExplorer4 LG전자가 최근 발생한 초등학생 질식사 케이스로 인해 구형 드럼 세탁기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사건 발생이 18일 저녁이었고, 본격적인 언론에서의 기사 노출이 19일부터였으니까, 자발적인 리콜 결정과 실행발표가 4일만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케이스다. 그나마 주말을 제외하고...

    2010/03/14 09:46
  3. 소셜 미디어로 위기 대응시 잊지 말아야 할 것 10가지

    Tracked from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삭제

    지난주에 LG전자 드럼 세탁기 안전 사고 발생으로 정신없는 한 주를 보냈다. 품질 문제가 아닌 소비가 부주의로 인한 사고지만 '자발적 리콜'을 단행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드럼 세탁기 안전 캠페인'을 전개한 것이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얻어 다행히 주가에도 큰 영향이 없다고 하니 정말로 다행이다. 나도 다섯살박이 개구장이 남자 아이를 둔 엄마로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집에 가서 아이를 앉혀두고 엄하게 '훈육'을 시켜보기도 했다...

    2010/03/15 12:18
  4. 어린이 안전을 위해 드럼 세탁기 안전 캠페인에 동참해주세요~

    Tracked from LG전자 블로그 The BLOG  삭제

    LG전자가 드럼세탁기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2008년 10월 이후부터 어린이 보호 안전캡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지속적인 안전캠페인을 벌여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드럼 세탁기 어린이 안전 사고가 재발하여 무척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다시 한번 유가족에게 깊은 조의를 표합니다. 최근의 이런 세탁기 안전사고는 제조사의 세탁조 잠금 장치 개선이나 안전캡 무상 공급에도 불구하고 어린이가 세탁조 안으로 들어가 잠이 들거나, 힘이 부족하여 안에서 열..

    2010/03/15 12:18
  5. 위기에 착한대응이 빛을 발하는 까닭

    Tracked from 지평  삭제

    연구실과 현장사이엔 거리가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이론이라도 현장에선 역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실험실과 달리 현장엔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현장의 실무자들이 '예술가'인 까닭은 그 다양한 변인들을 고려해 적절한 이론을 제대로 적용하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론을 제대로 적용할수 있기 위해선, 그 이론의 작동 원리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오늘 생각난 주제는 "기업이 위기 발생시에 착하게 대응하는게 왜 필요할까요"입니다. 요..

    2010/03/17 03:10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 연재하고 있는 [위기관리 트레이닝]의 18번째는 도요타 사태에 대한 분석입니다. 위기관리를 위한 '서바이벌 키트(survival kit)'라는 것이 있다면, 도요타 사태로부터 배울 수 있는 키트에는 무엇이 들어가야 할까?라는 생각을 하며 썼습니다.

* 한 가지 표기와 관련해서 원래 DBR측으로 넘긴 원고에는 회사는 '도요타'로 도요타의 대표는 '도요다'로 표기를 했는데, 최종 수정과정에서 모두 '도요타'로 편집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영어에서도 회사는 Toyota로 이 회사의 가문은 Toyoda로 표기를 하며, 당연히 현 사장도 Toyoda로 표기를 합니다. 우리 언론에서도 이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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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얼마전 있었던 삼성전자 부사장의 갑작스런 자살을 보며, 이번 위기관리 트레이닝 칼럼에서는 임원의 자살 이슈를 다루어 보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불행한 일들이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위기관리에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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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5 23:23 2010/02/1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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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만 하던 생방송 라디오 인터뷰를 처음 해보았는데요. 지난 주 목요일(2.4) 아침 생방송으로 제 이동전화와 연결하여 한 인터뷰 파일입니다. KBS 1라디오 김방희의 성공예감이라는 프로였습니다. 도요타 사태를 위기관리의 관점에서 질의 응답한 것입니다. 물론 질문은 하루 전에 미리 받았습니다:) 솔직히 저는 평소 듣는 프로그램은 아니었는데요. 그래도 방송 듣고 연락 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의 위기관리 트레이닝 칼럼에서도 조만간 다룰 예정입니다. 인터뷰 마치고 나서 도요타의 사과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아니다 다를까, 사과는 있고, 솔루션은 없는 기자회견이라 좀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위기관리 교과서에 어떤 방향에서 실리게 될지 궁금합니다. 도요타가 반전할 수 있는 위기극복책을 내어놓으며 주도해 나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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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7 00:55 2010/02/07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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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서의 유투브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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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도요타의 자동차 리콜 이슈가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2010년 2월 8일자) 도요타, 위기대응팀 편성..”프리우스도 리콜” 기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도요타는 금번 리콜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 로비스트.변호사.홍보전문가로 구성된 긴급 위기 대응팀을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동차 리콜 이슈는 수년 전부터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이고, 도요타는 금번 이슈 대응을 위해 어떠한 소셜 미디...

    2010/02/09 19:03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연재하고 있는 위기관리 트레이닝 열 여섯번째 글입니다. 이번 글은 스캔들에 대하여 쓴 글입니다. 다음 칼럼은 최근 이슈화되었던 임원의 자살에 대한 글이 실릴 예정입니다. 위기관리에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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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2 00:12 2010/02/0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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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의 위기관리법

김호의 위기관리 2009/12/22 09:42 Posted by 김호


2008년 9월
여기에서 소개해드렸던 바와 같이 제가 동아비즈니스리뷰와 첫 인연이 되었던 코너가 바로 Biz Blogosphere였었는데요. TVexciting.com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신 유명 블로거 이종범님께서 이번에 흥미로운 글을 실었습니다. 바로 <무한도전에서 본 위기관리법>이라는 글인데요. 동아비즈니스리뷰의 요청으로 짧막하게나마 제 코멘트를 함께 싣게 되었습니다. 이종범님의 글과 함께 악플의 위기관리법에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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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2 09:42 2009/12/2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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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여기에서 삼성전자의 지펠 냉장고 케이스에 대하여 간단한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이번 열 다섯번째 동아비즈니스리뷰 칼럼은 기업의 위기관리 역사에서 지난 1982년부터 1999년 사이 클래식(classic)한 리콜 케이스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이로부터 배울 점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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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8 07:24 2009/12/08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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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저는 삼성전자 지펠 케이스를 놓고 한 칼럼의 마무리중이었습니다. 마감일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의 리콜 뉴스를 받았습니다. 부랴부랴 마감시간을 늦추어놓고, 다시 글을 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과거 글로벌 기업들의 대표적인 리콜 사례들을 살펴보며 거기에서 교훈을 뽑아내는 앵글로 변경시켰는데요.

이번에 삼성전자의 지펠 폭발을 보면서 몇 가지 든 생각입니다.

한국 내에서 사고가 발생한지(남아프리카에서는 벌써 2008년에 유사 사례가 있었다고 CNN이 운영하는 시민저널리즘 웹사이트에는 나와있습니다 - 링크) 20일만에 '자발적' 리콜을 했다는 점은 분명 다행입니다. 하지만 리콜을 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몇 가지 문제점들이 보입니다.

1. 폭발 사고가 나고 리콜하기까지 별다른 공개적인 업데이트나 커뮤니케이션이 없었습니다. 저도 '지펠'은 아니지만 삼성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제 광고에 나오듯 냉장고 문열고 고개를 쑥 넣어 냉장고 안에 뭐가 있는지 한참 동안 바라보는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이번 사고에서도 냉장고 옆에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냉장고가 폭발하여 아파트 유리창이 깨지고 주민들이 대피할 정도였다면 분명 소비자들에게 매우 위협적인 사건입니다. 지펠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랬다면 그나마 다행이지요)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무언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2. '앞서간다는' 삼성이 왜 이런 경우에 인터넷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트위터에서 블로그, 아니 홈페이지로라도 사건 초기에서부터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3. 아래는 삼성전자 서비스에 나와있는 리콜 안내문입니다. '삼성전자 냉장고를 사랑해주시는' 고객 여러분에 대한 이야기는 나와있지만, 이번 사고로 '삼성전자 냉장고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고객에 대한 미안하다는 말은 한 마디도 없다니요. (오늘 아침 광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4. 스트래티지 샐러드의 정용민 대표가 어제 지적했듯 삼성전자 관계자가 "창립 기념일 뒤로 리콜발표를 미룰 수도 있었지만 소비자 안전 문제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뜻에서 리콜 실시를 결정했다"는 말을 접하고 나서는 할말이 없어집니다.


사고가 나고 20일동안 제대로 업데이트하지 않는 것이나, 리콜을 하면서 그동안 걱정했을 소비자들에게 사과도 없이 "사랑해주시는" 고객님...하는 것이나, 창립 기념일 뒤로 미룰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나...... 1등 삼성의 자부심이 오만함으로 변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영 씁쓸합니다.






냉장고 자발적 리콜 서비스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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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30 06:03 2009/10/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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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캡틴데니얼의 생각

    Tracked from daroo's me2DAY  삭제

    남아공과 뉴질랜드에서 같은 사건이 있었고, 이번 건도 피해고객과 직접정리로 넘길려 했는데~ 어찌 이회장 귀에 들어가 리콜까지 된 거라니.. RT junycap님: hoh님 blog 삼성전자의 지펠 냉장고 리콜 http://bit.ly/2A70HD

    2009/11/28 13:32





‘상어의 법칙(shark rule)’이란 것이 있다. 기자 출신이면서 컨설턴트인 윌리엄 홀스타인은 2008년 하버드 비즈니스 출판부에서 낸 ‘언론 관리’란 책에서 이를 “당신이 상어에게 먹이를 주지 않으면 당신이 상어의 먹이가 될 것이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서 ‘상어’는 언론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에게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연재하고 있는 위기관리트레이닝 칼럼 열네번째 글입니다. '상어의 법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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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8 13:59 2009/10/2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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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압구정의 한 커피집에서 저는 의사 세 사람과 만났습니다. 저를 뺀 세 사람은 모두 공통점이 많았습니다. 모두 의사라는 점, 같은 의대를 졸업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두 병원에서 환자를 보지 않고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전문의 자격을 받은 후, 로펌의 변호사로, 그리고 다시 의료법을 가르치는 교수로 전환했고(연세대 박형욱 교수), 또 한 사람은 10년전부터 의료 전문지의 편집 주간을 맡고 있는 기자이고(청년의사 박재영 주간), 나머지 한 사람은 제 30년 지기 친구로 예방의학 전문의면서 병원에서 제약회사로, 그리고 이제는 공무원으로서 보건복지가족부(이강희 사무관)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날 만난 이유는 책 한 권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에서도 말씀드린 적이 있었던 바로 SorryWorks!의 교재를 공동 번역하기로 하고, 서로 논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별로 두껍지도 않은 책이지만, 6개월 정도 예정했던 공동번역 작업은 결국 1년이 걸렸습니다. 네 사람이 번역한 것을 청년의사의 박재영 주간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조율 작업을 거쳤고, 그 원고를 다시 세 사람이 검토 작업을 하였습니다. (저는 원고 검토 작업을 오스트리아로 가는 비행기안에서 꼬빡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출판된 책을 반갑게 받아보았습니다. 얼마전 감수한 <사과 솔루션>이 사과에 대한 폭넓은 교과서 역할을 한다면, <쏘리웍스>는 의료 사고에서 사과가 어떻게 솔루션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쓴 책입니다. 조금 넓게 본다면 사과가 소비자의 극단적인 불만 처리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역자 서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미국의 의사들이 사과의 기술을 배워가듯, 아무쪼록 우리나라 병원에서도 의료사고 분쟁 해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데 이 책이 하나의 출발점이 되길 바랍니다.


(쏘리웍스 역자 서문)

배드 뉴스, 그리고 굿 뉴스


세상에는 배드 뉴스(bad news)가 가득하다. 확인하고 싶다면 신문을 펴면 된다. 신문 일면 헤드라인에는 굿 뉴스보다는 배드 뉴스가 제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세상에는 배드 뉴스를 줄이고자 다양한 해결책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다. 보통 심야에 이루어지는 TV토론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이를 목격한다. 이런 자리에서 윤리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당위론이나 읊고 있는 사람을 보면 딱하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짜증이 난다.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어디 세상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쉽던가! '원칙을 지키자'라는 말은 현실 속에서 흔히 '손해를 감수하자'라는 말과 같은 말이다. 그래서 원칙을 지키고 사는 사람은 세상에 흔치 않고, 그런 사람들은 뉴스감이 된다.

그런데 이런 시대에 사과(apology)에 대한 책이라니? '진실 말하기(disclosure)'는 또 웬일인가? 또 하나의 '바른 생활' 이야기를 하자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본 책의 '진실 말하기' 프로그램은 '원칙 지키기'와 '이익 지키기'가 반비례가 아닌 비례의 관계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배드 뉴스를 관리하고 줄여나가기 위한 목적을 위해 윤리적 행동을 취하면서 금전적 이득 뿐 아니라 명성까지 얻을 수 있는 방법론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우리 역자들이 이 방법론을 한국 내에 소개하기로 뜻을 모은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이 책의 핵심인 '진실 말하기' 프로그램은 의료사고 시 환자와 병원과의 관계를 갈등과 법적 소송의 문제에서 소비자 서비스 마인드를 적용, 사과를 통한 갈등 해소로 전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이 미국 내에서 이끌어내고 있는 성취는 상당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하버드 대학병원을 비롯, 톱 클래스 병원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최근에 와서는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위기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진실 말하기 프로그램을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잘 정리한 본 책자는 병원의 경영진 및 의사는 물론 웹 2.0 시대에 폭증하는 소비자 불만 처리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체 임원 및 실무자에게도 훌륭한 참고가 될 것이다.

배드 뉴스는 모든 조직에서 발생한다. 당연히 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병이 걸린 사람, 생사를 넘나드는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 치료를 받는 곳에 어찌 배드 뉴스가 없을까?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위기에 노출된 정도에 따라 고위험군에서부터 저위험군까지 구분을 하는데, 병원은 대표적인 고위험군 조직이라 볼 수 있다. 병원에서 환자는 물론 의사가 경험하는 최악의 배드 뉴스는 의료사고이다.

의료사고는 얼마나 벌어질까? 잠시 통계를 보자. 세계 역사상 최악의 테러로 영원히 기록될 9.11 사태로 숨진 사람은 3천명에 이른다. 미국 의학원(Institute of Medicine)의 1999년 보고서에 따르면, 물론 과장된 것이라는 반론도 많은 자료이지만, 매년 의료사고로 인해 미국에서 숨지는 인원은 무려 9만 8천명에 달한다. 9.11 사태의 서른 배를 넘어선다. 세계 최고의 의료 수준을 가진 미국에서 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다. 다만, 미국과 의료 수준을 동일하다고 보고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로 단순하게 따질 경우, 매년 1만 4천명이 의료사고로 숨진다고 추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에 비해 인구 대비 의료사고 발생률이 절반이라고 가정해도 7천명이며, 이는 우리나라 사망원인 5위인 교통사고(7,600여명)와 비슷한 숫자이다.

교통사고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갖는 관심에 비해 의료사고의 예방이나 시스템적인 대처에 대해 갖는 논의는 그다지 활발하지 않다. 그저 자기 가족이나 병원에는 그런 배드 뉴스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미국에서 의료사고 보상 금액으로 병원들이 1달러를 쓸 때 마다 그 중 절반 이상(54센트)은 의료사고 소송 등에 대처하기 위해 지불하는 변호사, 전문 컨설턴트 등의 비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정도는 아니겠지만, 의료사고로 인한 소송이 증가추세에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의료사고라는 장면 안에서 의사와 환자는 다소 극단적인 '색안경'을 끼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의사나 병원은 실수를 감추고 발뺌하려는 파렴치한 사람들로, 환자 가족은 보상금을 챙기려는 또 다른 파렴치한 사람들로 상대방에게 비쳐진다. 이런 구도 안에서 신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실제로 양자는 '색안경'을 통해 보이는 것처럼 나쁘지 않다. 서로에 대한 '약간의' 신뢰만 있다면 의사나 병원은 자신의 실수에 대해 사과하고 용서를 빌며 적절한 보상을 할 의향이 있고, 환자 가족은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를 잃은 슬픔에 대해 적절한 위로와 사과를 받고 싶어 하고, 더 나아가 같은 슬픔이 다른 사람에게 다시 일어나길 원치 않는다.

문제는 그 '약간의' 신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이다. 미국에서 NGO로 출발한 '쏘리웍스(SorryWorks! Coalition), 그리고 그들이 펴낸 이 책은 바로 그 신뢰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다룬다. 쏘리웍스의 창립자인 더그 워체식은 PR 컨설턴트로, 1998년 그의 형을 의료사고로 잃는다. 병원 측의 실수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했던 그의 가족은 병원 측과 지루한 소송을 벌이고, 결국 적지 않은 보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워체식이나 그의 가족들은 담당 의사로부터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의사와 병원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했더라면 굳이 소송까지 갔을까 라는 회의를 갖게 된다. 그들이 진정 원했던 것은 담당 의사의 책임 인정과 진심어린 사과, 그리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그리고 병원 측이 향후 같은 실수가 재발되지 않도록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이었다. 적절한 보상은 그 이후의 문제였다.

그 후 워체식은 의료사고에서 사과가 소송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게 되고 결국 쏘리웍스를 설립, 사과의 기술을 통해 환자와 의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진실 말하기(disclosure)' 프로그램의 확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 프로그램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기 전에 이것이 만들어내고 있는 결과부터 잠시 살펴보자. 진실 말하기 프로그램의 가치는 현재 미국의 대통령과 국무장관인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이 상원의원 시절이었던 2005년 의료과실 공개 및 배상법안을 제안하면서도 인용했던 미시건 대학병원의 케이스에서 대표적으로 찾을 수 있다. 미시건 대학병원은 프로그램 도입 전인 2001년과 도입 후인 2005년을 비교한 결과 의료소송 건수는 262건에서 114건으로, 연간 소송 비용은 30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로, 평균 소송 해결 기간은 20.7개월에서 9.5개월 등으로 줄었다. 건수, 비용, 기간이 모두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무엇일까? 먼저 의료사고가 소송으로 이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사고 자체에서 환자들은 커다란 놀라움과 실망을 느낀다. 물론 실수나 잘못의 종류에 따라 분노를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의료사고를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서 환자 측의 분노를 가중시키는 것은 병원이나 의료진이 그들을 대하는 태도이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가 갑자기 커다란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하거나 은폐를 시도하는 듯한 태도를 목도할 경우 환자나 가족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게 된다. 의료사고 소송 전문 변호사인 데이비드 패턴은 “사람들은 절대로 자신의 실수를 뉘우치고 사과하는 선한 의사를 고소하는 일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환자를 고립시키고, 무시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하지 않는 의사들 때문에 환자나 가족들은 변호사 사무실을 찾는다”고 알려준다.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는 2006년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기고한 칼럼에서 의료사고가 소송으로 이어지는 큰 이유가 바로 의료사고 후 병원과 환자 측의 커뮤니케이션 부재라고 지적하고 있다. 즉 의료사고가 발생하고 나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가 환자측의 분노를 가중시키고, 이것이 소송으로 이어지는 가장 커다란 요소라는 것이다.

하버드, 스탠포드, 버지니아, 렉싱턴 등 '진실말하기' 프로그램을 도입한 대학병원들은 의료사고가 벌어지면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먼저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환자측 관계자들과 만나 신속하고 투명한 조사를 약속한다. '투명하다'는 것은 환자측에서 의사나 변호사들도 조사에 함께 참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단계에서는 의료진의 실수나 잘못이 있었는지가 아직 밝혀진 시점이 아니므로 환자의 놀라움과 상실감 등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며, 환자측 관계자들이 병원측과 편하게 접촉할 수 있도록 숙소에서부터 회의실 마련까지 세밀한 배려를 한다. 조사를 통해 의료진의 실수나 잘못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 의료진은 신속하게 환자측 가족들과 만나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사과를 하게 된다. “저희 잘못입니다”라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병원측에서 보상책에 대해 제안을 한다. 여기에는 물론 보상금과 함께 향후 방지책, 환자의 이름을 딴 병원 시설물 설치 등도 포함될 수 있다. 그리고 환자측과 적절한 선에서 합의할 수 있도록 조정을 한다. 만약 의료진의 실수나 잘못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지면 어떻게 할까? 이 때 병원 측에서는 환자측의 슬픔에 대해 공감 표시와 배려는 하되 보상은 하지 않는다. 이미 조사과정에 투명하게 참여했던 환자측 가족들의 이해도나 수용도는 훨씬 높기 마련이다.

여기에서 독자들이 눈여겨 볼 것은 ‘사과(apology)’가 갖는 엄청난 힘이다. 사실 사과는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파워풀한 갈등조정 도구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사과는 푸대접을 받아왔다. ‘패자’들의 언어로 인식되어 온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과가 민주화나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컬하기까지 하다.

왜 그럴까? 과거의 권위주위가 점차 사라져가면서, 소비자의 권리는 증가되고, 블로그와 같은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언론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뉴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과거에는 사과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던 사안들도 사과를 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가고 있다.

의사이면서 사과에 대한 전문가인 아론 라자르에 따르면, 뉴욕 타임즈와 워싱턴 포스트 기사에서 사과(apology)나 사과하다(apologize)로 검색을 했을 때, 1990~1994년에는 1,193건의 기사가 검색되지만 1998~2002년에는 두 배 가까운 2,003건의 기사가 검색된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역자들이 '사과하다' 혹은 '공개사과'로 중앙일보 기사를 검색해 본 결과, 1990-1994년에는 단 한 건도 검색이 되지 않았지만, 1998~2002년에는 공개사과로 1,200건, 사과하다로 약 9,000건의 기사가 검색됐다.

사과에는 몇 가지 단계가 있다. 보통 우리가 사과로 알고 있는 '미안하다' 혹은 '유감이다'는 진정한 사과로 볼 수 없다. 본 책에서는 이를 '공감'의 표시로 인정하고 있다. 진정한 사과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때에 비로소 시작한다. 즉, “제가 잘못했습니다” 혹은 “제 실수였습니다”라는 것이 진정한 사과의 표현이다.

사과에 대한 연구는 1970년대를 시작으로 최근에 와서 점차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 책의 ‘진실 말하기’ 프로그램 역시 사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 사과는 패자의 언어에서 진정한 리더의 언어로 변신중이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진정한 승자이기 때문이다.

역자들이 이 책을 번역하면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것은 몇 가지 중요한 용어들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이었다. 먼저 ‘sorry’를 번역하는 데 가장 큰 고민을 했으나, 일관되게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우리말을 찾지 못했다. 고육지책으로 ‘미안하다’, ‘안타깝다’, ‘유감이다’, ‘공감을 표현하다’ 등 다양한 용어를 문맥에 맞게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비슷한 이유로 ‘apology’도 번역하기 어려웠는데, 이 역시 문맥에 따라 ‘사과’, ‘미안’, ‘유감 표명’ 등으로 다르게 옮겼다.

또한 이 책이 제시하는 프로그램의 이름인 ‘disclosure’도 번역하기가 쉽지 않았다. 단순히 ‘공개’로 번역할 경우 그 의미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고, ‘디스클로저’라고 그냥 두는 것도 적절치 않아 보였다. 고심 끝에 ‘진실 말하기’라는 용어로 의역했음을 밝힌다. 투명한 프로세스, 사실에 근거한 커뮤니케이션과 의사결정, '소비자'로서 환자나 그 가족에 대한 배려 등의 의미를 모두 전달하는 데에는 ‘진실 말하기’라는 용어가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 ‘Sorry Works’는 원문 그대로 ‘쏘리웍스’로 옮겼다. ‘쏘리라고 말하기 운동’과 ‘쏘리가 중요하다’는 이중적 의미를 갖고 있는 말을 적절히 우리말로 옮기기가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미 ‘쏘리웍스’는 미국에서 하나의 브랜드처럼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다 보니 같은 영어 단어를 다르게 옮긴 경우와 다른 영어 단어를 같은 우리말로 옮긴 경우가 모두 발생했는데, 앞뒤 문맥을 최대한 고려하여 그때그때 가장 적절한 용어를 사용하려 애쓴 결과이니, 독자 여러분들의 해량을 바란다.

배드 뉴스 관리를 통한 위기관리에 주력해온 컨설턴트(김호), 의사로서 의학전문신문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저널리스트(박재영), 의사이자 변호사이면서 대학에서 의료법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박형욱), 그리고 역시 의사이면서 병원과 제약회사를 거쳐 현재는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일하는 공무원(이강희)인 우리 네 사람이 이 책을 번역하고 이 프로그램을 확산시키려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매우 윤리적이고, 둘째 환자나 병원 측의 고통을 동시에 줄여주며, 셋째 환자나 병원측의 불필요한 자원(소송 등을 위해 쓰는 시간, 비용 등)을 상당 부분(절반 이상) 줄여주기 때문이다. 환자와 의사 양측의 윈-윈(win-win)을 이끌어내는 매우 윤리적이고 합리적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2007년 더그 워체식을 직접 만나 트레이닝과 인터뷰를 하던 중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의료사고에서 감정적인 환자 측과 권위적인 의사들 사이의 조정을 위해 이 프로그램이 한국 문화에서는 잘 맞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는 미국에서도 똑같은 회의와 저항이 있었다고 알려주었다. 하지만, ‘진실말하기’ 프로그램의 정신에 동감한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보여준 결과들은 결국 더 많은 병원이 도입하게 만드는 확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한국 내에서도 이 프로그램이 한국적 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진실 말하기' 프로그램을 어떻게 적용시켜나갈지에 대해 논의를 하는 것이 더 건강하다고 우리 역자들은 믿는다. 그리고 이런 한국적 적용에 대한 논의에 대해 역자들은 언제든 환영한다.

진실 말하기의 구조는 간단하다. 의료사고 발생 시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사건 조사를 진행하는 것, 평소와 마찬가지로 의료사고 시에도 환자를 소중한 소비자로 존중하는 것, 의사와 병원측의 잘못이 있다면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보상하는 것,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꾸준히 배우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의료사고는 배드 뉴스 중에서도 최악의 것 중 하나다. 하지만 그런 배드 뉴스를 사과를 통한 진실 말하기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분명 굿 뉴스이다.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더 좋은 뉴스이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진실 말하기' 프로그램의 확산을 통해 굿 뉴스가 퍼져갈 수 있기를, 그리고 이 책자가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기를 우리 역자들은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역자들을 대표하여, 김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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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1 21:29 2009/10/2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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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과의 기술

    Tracked from Social Media LAB  삭제

    지난 주는 같이 사는 집친구(?)의 생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일 친한 친구녀석의 결혼식과 겹쳐 결혼식 사진 및 기타 뒷풀이 등에 너무 신경을 쓰느라, 정작 생일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어긋남으로 여태껏 나에게 마음이 상했던 감정이 잠자던 휴화산이 폭발하는 듯 거침없이 쏟아져나와 아주 피곤한 주말을 보냈습니다. ㅠㅜ 이렇게 서로간의 감정이 쌓였을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사과 커뮤니케이션'일텐데요. 이 부분은 예전 보스이신 김 호 대표..

    2009/10/26 11:09
  2. '쏘리웍스"를 읽고 주절거림....

    Tracked from 비뇨기과 개원의 두진경  삭제

    어제 드디어 주문하고 고대하던 "Sorry Works (쏘리웍스) - 의료분쟁 해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책을 받아 읽어보고야 말았다. 안그래도 더 랩 에이취의 김호 대표님의 강의를 한번 들었던 터라 개인적으로 이책의 내용에 대해서 상당히 궁금해 하던 차에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바로 인터넷에서 주문을 했는데...웬걸....재고가 없어서 한 4-5일은 그냥 허송세월 하다가 그저께 배송한다는 연락이 와서 어제 받아보았다. 우선 책의 내용은 그리 어려..

    2009/11/06 14:33

동아비즈니스리뷰에 연재하는 위기관리 트레이닝 열 세번째 원고입니다. 이번에는 원래 원고의 분량이 많아 편집된 부분이 있어 원래 원고를 아래에 함께 올려 놓습니다.



(위기관리 트레이닝 13)

 

설화(舌禍)가 생기는 이유

 김호(더랩에이치 대표/hoh.kim@thelabh.com)


사례 #1: 지난 9월 총리 및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는 우리 사회의 주요 화제였다. 의원들의 매서운 질문과 호통에 답변하는 후보자들의 모습도 제각각이었다. 잠시 2007년 10월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열린 국회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으로 이동해보자.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외국인 은행장으로서는 최초로 당시 존 필메리디스 SC제일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일이다. 당시 열린우리당의 신학용 의원은 SC 제일은행의 문제를 국감에서 철저히 파헤치겠다고 공헌한 터였다. 언론 보도에 나온 당시의 질의 응답 몇 개를 인용해보자.

신 의원: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 본사가 SC제일은행의 국내기업 대출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국내기업의 정보까지 입수한 이유가 무엇인가?"

필메리디스 행장: "모든 기밀문서에 대한 보안은 영업의 핵심입니다...제3자(SCB 본사)와 문서를 공유한 것은 한국법 내에서 합법적으로 한 것입니다."

신 의원: "SCB 본사가 SC제일은행 경영에 사사건건 간섭한다"

필메리디스 행장: "그 같은 얘기는 완전히 근거없는 소문입니다......SC제일은행은 SCB그룹 내에서 완전한 독립 법인이며 모든 권한은 나에게 위임돼 있습니다"

신 의원: "결국은 하나은행에 SC제일은행을 팔고 떠나는 것 아니냐?"

필메리디스 행장: "완전히 근거 없는 루머입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필메리디스 행장은 국감장에서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응답했으며, 매 번 서(Sir)라는 경어체를 붙였다. 그는 "증인 출석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의원님의 제안에 감사한다"는 말로 답변을 마쳤다. 당시 상황을 비교적 소상하게 보도했던 중앙일보(2006년 10월 21일자)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증인 출석을 요구했던 열린우리당 신학용 의원은 'SC제일은행의 문제를 국감에서 철저히 추궁하겠다'고 별렀다. 결과는 신 의원의 '완패'였다. 필메리디스 행장의 논리정연한 답변에 신 의원은 제대로 된 추궁 한번 못하고 '증인으로 출석해줘 고맙다' 는 말로 질의를 마쳐야 했다."

사례 #2: 동아일보의 일본 도쿄 특파원 천광암 기자는 2007년 12월 26일자 보도에서 일본 정부 부처의 기자회견 트레이닝에 대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 외상을 비롯 외무성 간부 중 언론을 대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소위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것을 도입한 것이다. 단순한 강의가 아닌 실제 카메라 테스트를 통해 언론 앞에서 정부의 입장을 어떻게 핵심 메시지 위주로 전달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세부적인 트레이닝을 받는다고 적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일본의 경제산업성이 2008년 기업 30만 곳에 '리콜 핸드북'을 만들어 배포하면서 정부가 기업의 기자회견 실무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정부 책자에는 기업이 리콜 실행시 기자회견을 '귀찮고 번거로운 일로 생각하지 말고 피해자에 대한 사죄, 신뢰관계의 유지 및 회복을 위한 기회의 장’으로 여기라고 쓰고 있다니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에 더욱 놀랄 뿐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기업의 미디어 트레이닝 수요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필메리디스 행장의 질의응답 자세나 메시지 전달 기술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보기에도 정석을 따르고 있다. 그는 자신이 파악하고 있는 사실과 의견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메시지 기술을 으로 활용했다. 선진 기업의 임원들은 일본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1:1 혹은 소규모의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그것도 매년 정기적으로 반복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한국 내에서 언론사의 기자들은 인터뷰하는 기술을 선배 기자나 언론사 매뉴얼, 특정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받는데, 정작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기업의 임원들은 이에 대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받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점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동아일보의 보도(2006년 4월)처럼, 최근 3-4년 사이에 한국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러한 임원들의 미디어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조금씩이나마 확산되어가는 추세이다.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해 본 임원 중에는 기자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때론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듯, 언론사의 기자들은 특히 기업의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기 위해 공격적으로 질문을 던지기 마련이다. 물론 기자들 중에는 사실과 다른 기사를 써서 큰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기자의 프로페셔널리즘으로 이해해야 할 측면이 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도 프로페셔널하게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점이다.

필메리디스 행장의 답변을 다시 눈여겨보자. 신 의원의 "부당한 개입" 의혹에 대해서 "부당하게 개입한 적 없다"라고 답하기 보다는 보안이 영업의 핵심이며, 한국법내에서 합법적으로 이루어진 사실을 부각하여 앞서 본 칼럼에서 이야기했던 '코끼리의 오류'(질문의 부정어를 다시 반복 부정함으로서 오히려 더 큰 부정성을 불러일으키는 오류)에 빠지지 않고 있다.

또한 신 의원이 루머를 들이대며 추궁을 할 때에도 사실을 들어 단순 명료하게 부정하고 있다. 국감이나 청문회, 인터뷰 등에서는 보통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더 큰 파워를 갖게 되어 있고, 이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2008년 2월 22일 한 일간지(조선일보)에는 사물놀이의 대가 김덕수씨의 인터뷰가 실렸다. 이 인터뷰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기자(최보식)의 표현이 나온다. "그를 슬쩍 찔렀다." 평이하게 혹은 긍정적으로 물어볼 수 있는 것을, 질문자는 부정어로 비틀거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게 되어 있다. 김덕수씨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사용한 질문을 보면 이런 경향을 뚜렷이 볼 수 있다.

 

기본적인 질문의 뜻

기자가 실제 인터뷰에서 물은 질문

"돈은 많이 모으셨습니까?"

"그런데 빌딩은 아직 못 세웠습니까?"

"사물놀이가 단순한 음의 반복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한번은 즐길 수 있지만, 계속 감상하기에는 음(音)이 단조롭고 요란하고 시끄럽다는 반응도 있더군요..."

"평생 연주하시면서 열심히 연주하시느라 많은 장구들을 쓰셨겠습니다..."

"그만큼 두들겼으면 장구 가죽이 어디 남아나겠나요?"

"같은 일을 반복하시다가 힘드실 때는 없나요?"

"평생 그렇게 치면 신물이 날 법도 한데..."

"사물놀이를 결성했을 때, 멤버들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이끌어 가셨나요?"

"사물놀이를 결성했을 때, 다들 개성이 강해서 갈등이 많았죠?"

"이름을 '김덕수와 사물놀이'라고 지으신 이유가 있나요?"

"이름이 '김덕수와 사물놀이'였으니, 다른 멤버 입장에서는 들러리를 선다는 느낌도 있었겠지요?"

 

물론 평이하게 물으면 인터뷰의 '맛'이 살지 않는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언론의 이러한 속성을 잘 파악하고, 이에 대해 적절하게 무리없는 대응을 할 수 있는 준비와 연습을 해야 한다.

기자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싸우는 임원도 문제이지만, 기자에게 무조건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는 것도 문제이다. CNN의 토크쇼 사회자로 유명한 래리킹(Larry King)은 그의 저서 '대화의 법칙(How to talk to anyone, anytime, and anywhere: The secrets of good communication)'에서 미국의 어떤 법도 기자의 질문에 모두 답변해야 한다는 강제사항은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런 사례를 2008년 2월 미국의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CNN의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언론도 보도한 바 있는 이 인터뷰는 UN의 자원봉사자로 이라크를 방문한 안젤리나 졸리에게 CNN기자가 인터뷰 말미에 그녀의 임신여부에 대해 묻자 기자에게 살짝 면박을 주며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절하는 장면이다.

당시 기자가 "할리우드에서 나오는 보도에 따르면..."하고 말을 꺼내며 살짝 웃자, 졸리는 정색을 하며 "그만 해요. 기자님은 CNN에서 나오셨잖아요. CNN의 전통에 맞추어, 그런 질문은 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응수한다. 그래도 기자가 한 번 더 웃으며 살짝 묻자 졸리는 "제가 꼭 대답해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요?"라고 답했고, 그제서야 기자는 "물론이다. 더 이상 묻지 않겠다"라고 답했다.

훈련되지 않거나 언론의 생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무조건 기자의 질문에 모두 답변하다가 공개적으로 말하지 말아야 하는 기업의 비밀 정보나 개인 신상에 대한 정보 등을 발설하여 문제가 되거나, 혹은 무조건 '노 코멘트'로 일관하여 오히려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더 나아가 기자의 카메라 렌즈를 막거나 밀치는 것은 언론 대응의 기본을 모르는 자세라 할 수 있다. 기자는 '뉴스 거리'를 보도해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며 때로 CEO나 임원들의 어이없는 실수는 언론에는 흥미로운 뉴스로 등장하게 된다.

기자의 특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를 보자.

사례 #3: 2008년 3월 8일 조선일보의 강인선 기자는 김우중 대우그룹 전회장과 한 시간여 단독으로 만나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인터뷰를 기사화하지 말 것을 기자에게 부탁 했다. 그러면서 기사화하지 않을 경우 다음에 다시 인터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기사화하면 다시는 그 기자를 보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그 인터뷰는 기사화되었다. 기자는 기사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나는 어쩌면 다시는 김 전 회장을 만나지 못할 위험부담(?)을 감수하기로 했다. 기자와 한 시간 동안 만난 후 기사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할 정도로 그가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 보게 되는 다음과 같은 사례에서 우리는 '세상물정'을 모르는 장관을 접하게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사례 #4: 2008년 5월 당시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과 관련 개인적 사견을 기자에게 이야기했다가 곤혹을 치렀다. 보도에 따르면 기자들이 특별히 질문을 먼저 던진 것도 아니고, 복지부 보육정책관과 출입기자의 오찬 자리에 예고 없이 참석하여 자신이 비보도를 전제하고 의견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지금까지 30개월이 안 된 소를 먹는 줄 몰랐다," "(외교통상부의) 잘못을 농림부가 대신 지적받고 있는 것이다,” 등의 사견을 취재진에게 전달했고, 당시 조류 인플루엔자 이슈와 관련해서는 “농림부가 최초 대응을 잘못했다”는 말을 했다. 언론에는 자신이 책임을 맡고 있는 부처 이외의 사항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에 어긋나는 사항이다.

이러한 발언이 기사화되자 김 전 장관은 “비보도를 전제로 부담 없이 나온 말들이었음을 이해해 달라," "와전됐다" 등으로 불을 끄려했지만 이미 늦은 때였다. CEO나 장관 등 리더의 말 한 마디는 때로 우리 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져온다. 수 백명의 사람 앞에서 대중 연설을 앞 둔 리더에게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할 것이다. 기자 한 사람과 나누는 이야기는 수 백명이 아니라 수 십만명 수 백만명에게 기자를 '통해서(through)'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사항도 이해하지 못한 리더들은 지금도 너무나 어설픈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필자는 직업적으로 리더들의 설화(舌禍)를 주의 깊게 보고, 모아 놓곤 한다. 조만간에는 리더들의 설화집(舌禍集)이 하나는 족히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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